임대인은 아무 이유 없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이 정한 9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해야만 거절이 가능합니다.
그중 가장 분쟁이 많은 '임대인 실거주' 사유는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할 의사가 진짜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2022다279795, 2023년 12월 선고)의 입장입니다. 세입자가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가을 이사철인 지금(2026년 9월), 11월 전후로 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라면 갱신 요구 기간이 이미 시작됐거나 임박했을 시점입니다. 지금부터 사유·기간·입증 기준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계약갱신청구권 거절 사유 9가지 — 이거 아니면 거절 못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란 아래 9가지 중 하나를 뜻합니다. 이 밖의 이유, 예를 들어 "보증금을 더 받고 싶어서", "세입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같은 사유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 호 | 사유 | 비고 |
|---|---|---|
| 1호 | 2기 차임액 연체 이력 | 누적 2개월분 이상 연체 이력이면 해당(이후 완납해도 이력만으로 거절 가능하다는 게 통설) |
| 2호 |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임차 | 허위 서류로 계약 체결 등 |
| 3호 | 상당한 보상 지급 후 합의 | 이사비·보상금 지급 후 상호 합의 |
| 4호 | 무단 전대 |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차 |
| 5호 | 고의·중과실로 주택 파손 | 단순 자연마모는 제외 |
| 6호 | 주택 멸실로 목적 달성 불가 | 화재·붕괴 등 |
| 7호 | 철거·재건축을 위한 점유 회복 | 계약 당시 구체적 계획 고지 등 3가지 세부 요건 중 하나 충족 필요 |
| 8호 | 임대인(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 실거주 | 분쟁이 가장 많은 사유, 2번 섹션에서 상세 설명 |
| 9호 | 그 밖의 중대한 의무 위반 | 포괄적 보충 조항 |
9가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법적 권리가 없습니다. 거절 통보를 받았다면 그 사유가 표에 있는 항목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정리이며, 실제 사안은 계약 내용·증거 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쟁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 또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2. 실거주 거절(8호), 임대인이 증명해야 하는 이유 — 대법원 판례
8호 사유는 임대인 본인 또는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부모·자녀 등)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배우자의 실거주가 여기 포함되는지는 조문상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실무·판례 일부에서 배우자 거주를 함께 다룬 사례가 있긴 하지만,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 있어 이 글에서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이 실거주 의사가 진짜라는 걸 증명할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22다279795 판결(2023년 12월 선고)이 이 원칙을 명시했습니다.
이 사건 임대인은 계약 만료 전에는 "본인·배우자·자녀"가 거주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소송에서는 "본인 또는 부모"로 말을 바꿨습니다. 부모의 통원 기록도 11년간 연 1~5회에 불과했고, 가족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며 전학·이사 준비도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현재 주거 상황, 직장 위치, 자녀 학교, 이사 준비 여부, 사유 설명의 일관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둘 게 있습니다. 임차인이 이미 갱신을 요구한 뒤라도, 법정 기간(만료 6개월~2개월 전) 안이라면 임대인(또는 주택을 승계한 새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1다266631, 2022년 12월 1일 선고). 갱신 요구를 먼저 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의 거절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3. 갱신 요구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 6개월~2개월 전
임차인의 갱신 요구 가능 기간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2020년 12월 10일 이후 체결·갱신된 계약부터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다만 이보다 오래된 계약(2020년 12월 10일 이전 최초 체결 후 한 번도 갱신되지 않은 계약)은 구법 기준인 "6개월~1개월 전"이 적용될 수 있어, 이 부분은 계약 시점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통보 방법에 법이 정한 형식은 없지만, 실무에서는 문자·카카오톡·이메일·내용증명처럼 날짜와 내용이 남는 방식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구두 통보는 나중에 증명이 어렵습니다.
내용증명은 발송부터 도달까지 며칠이 걸리므로, 만료 2개월 전에 딱 맞춰 보내기보다 여유 있게 보내는 게 안전합니다. 임대인의 거절·조건변경 통보도 같은 기간 안에 이뤄져야 합니다.
갱신 요구 문자 예시
"안녕하세요, [주소] 임차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합니다."
→ "재계약하고 싶어요" 같은 모호한 표현보다, 권리 행사임을 명확히 남기는 게 유리합니다.
4. 실거주 거절 후 다른 세입자 들이면? 손해배상 계산해보기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놓고, 갱신되었더라면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었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배상액은 아래 세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정해집니다.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 제3자 임대로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4개월분
- 임대인의 실제 임대 사유로 임차인이 입은 실제 손해액
계산 예시 (전월세전환율 연 4% 가정)
기존 전세보증금 5억 원 → 환산월차임 약 166만 7천 원 → ① 3개월분 ≈ 약 500만 원
제3자에게 보증금 6억 원으로 재임대 → 새 환산월차임 200만 원 → 차액 약 33만 3천 원 → ② 24개월분 ≈ 약 800만 원
→ ①·②·③ 중 가장 큰 금액인 약 800만 원이 배상 기준이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사건은 전월세전환율과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참고로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뒤 임대가 아니라 매도한 경우에는 이 손해배상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고,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세입자라면 갱신요구 문자·통지 내용·등기부등본을 미리 확보해두는 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새 임차인의 계약서나 확정일자 정보를 통해 재임대 정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갱신 시 5% 넘게 올려달라면? — 상한제와 지자체 조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갱신되는 임대차는 직전 계약액의 5% 범위 내에서만 증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5% 룰은 기존 세입자가 갱신을 요구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신규 계약은 시세대로 자유롭게 정해집니다.
법 조문상으로는 지자체가 조례로 5%보다 낮은 상한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2월 기준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기를 포함해 전국 어느 지자체도 이런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5%가 그대로 상한선처럼 작동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오히려 5%가 "받을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니라 "협상의 기준선"처럼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서울 지역 갱신 계약의 상당수가 실제로 5% 인상으로 체결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5% 초과 인상을 요구받았다면 법정 상한을 근거로 조정을 요구할 수 있고, 필요하면 월세 선납 같은 대안적 합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단, 중도해지 시 잔여분 반환 기준을 계약서에 명확히 남겨야 합니다).
6.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요구권, 헷갈리기 쉬운 차이
둘 다 결과적으로 "2년 더 산다"는 점은 같지만, 성립 조건과 차임 인상 규정이 다릅니다.
| 구분 | 묵시적 갱신 |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
|---|---|---|
| 성립 조건 | 양측 모두 법정 기간 안에 아무 통지도 안 하면 자동 성립 | 임차인이 명시적으로 갱신을 요구하고 거절 사유가 없으면 성립 |
| 근거 조문 | 제6조 제1항·제2항 | 제6조의3 제1항 |
| 차임 증액 | 별도 상한 없음(당사자 협의, 증감청구권 범위 내) | 직전 계약 대비 5% 상한 적용 |
| 갱신요구권 소진 | 소진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견해 — 이후 별도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 1회 한정 (총 최대 4년 거주 보장) |
7. 갱신 후 중도해지, 3개월이면 나갈 수 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된 계약이든 묵시적 갱신이든,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발생합니다.
계약서에 "중도해지 불가" 조항이 있어도 이 규정에 반하면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3개월을 두는 건 임대인이 새 세입자를 구하고 보증금을 마련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단, 기존 계약과 별개로 보증금·월세·기간을 새로 정한 순수 합의 재계약이라면 이 규정이 자동 적용되지 않고, 계약서의 중도해지·위약금 조항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8. 2026년, 제도가 바뀌나요? — 확정된 건 없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국회를 통과한 개정 법률은 없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2+2, 최대 4년)·전월세상한제(5%)를 골자로 한 현행 체계가 그대로 유효합니다.
2025년 3월 국토교통부·국토연구원이 개편 토론회를 열고 "폐지", "지자체 자율 운영", "5%→10% 상향" 등 4가지 대안을 논의했지만, 2025년 4월 시점 정치적 동력 상실로 사실상 보류됐습니다.
2026년 5월 국토연구원이 이중가격·갱신율 관련 후속 연구 결과를 내놓는 등 연구는 이어지고 있지만,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폐지"나 "상한 인상" 같은 표현을 어디선가 봤다면, 그건 확정이 아니라 논의 단계임을 기억해두시면 됩니다.
마무리 : 핵심 내용 최종 정리
계약갱신청구권 거절은 법이 정한 9가지 사유 안에서만 가능하고, 그중 실거주 거절은 임대인이 진정성을 증명해야 성립합니다.
- 거절 사유는 9가지로 한정 : 이 중 하나가 아니면 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 실거주 거절의 증명책임은 임대인 : 대법원 2022다279795, 2021다266631 참고.
- 손해배상은 최대값 기준 : 3개월분·24개월분 차액·실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
- 갱신 요구는 6개월~2개월 전 : 문자·내용증명 등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 5% 상한, 2026년 개편은 미확정 : 지자체 조례도 아직 없습니다.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실제 분쟁 상황이라면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